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어머니의 첫 번째 대상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어머니의 첫 번째 압화 작품에 아로새겨진 시간의 흔적을 마주하며 지난 10여 년간의 기억들을 되새겨봅니다. 처음 압화를 접했을 때는 꽃을 말려 그 형태를 보존한다는 것 이외의 다른 의미를 둘 수 없었습니다.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것이 신기했지만 그 꽃에서 자연의 향기를 맡을 수는 없었지요. 어머니께서 압화를 시작한지 몇 년 지나지 않아 저희 가족은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시련의 칼날을 정면으로 받아내야만 했습니다. 황폐화된 삶의 터전을 지켜야 했던 가족의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에 등돌려 눈물 흘리던 어머니의 모습에 가슴이 미어져 위로의 말 한마디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힘든 시간 속에서 절망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하여 한 걸음씩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우연히 어머니의 압화작품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가슴으로 흘린 눈물이 정성 들여 말린 꽃들 한 송이 마다 얹혀져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자식에게 말 못할 미안함에 흐느끼지 못한 어머니의 아픔이 압화를 통해 전해져 왔습니다. 압화작품에서 은은히 전해져 오는 어머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건 저뿐이었을까요? 어머니 그동안 너무나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어머니께 대상이라는 커다란 기쁨을 주신 고운압화대전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